서울 동작구 대방동 소재 김재규경찰학원의 창립자 김재규 원장은 경찰 1만명의 스승이다. 그는 스타강사이기도 하다. 수강생은 물론 경찰 제자까지 김 원장의 ‘사인’을 받아간다.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경찰 제자가 김 원장을 알아보고 길 안내를 자청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개원 7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의 경찰학원을 만들었다. 지금 서울 대방동 소재 5층 건물과 3층 건물, 다른 건물의 2·4층에서 경찰채용 입시학원을 운영한다. 광주광역시 소재 학원은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에 들어있다. 서울과 광주광역시 합쳐 1만㎡(약 3000평) 규모다. 김 원장은 또 경북 안동의 건동대학교를 인수해 내년 공무원시험 대비 기숙학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 도지사 꿈 접고 스타 강사로 입신
김 원장의 꿈은 행정 전문가였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도지사나 군수가 되고 싶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도지사는 임명직이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직으로 바뀌면서 김 원장은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사법고시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꿈이 좌절되자 그는 자살까지 생각했다. ‘이러다 폐인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 출판사가 김 원장에게 경찰학 수험서적을 내자고 제안했다.
2000년 집필 당시 경찰채용 시험과목은 국어, 사회, 윤리, 영어, 한국사였다. 2000년 5월부터 경찰학, 수사, 형법, 형사소송법, 영어로 시험 과목이 바뀌었다. 김 원장은 “당시 경찰학 수험서는 최초였다”면서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고 시작한게 평생직업이 됐다”고 말했다.
수험서 집필을 계기로 그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강의하기 시작했다. 강사로서 첫 해 팀을 이뤄 경찰임용 과목을 강의했다. 학원은 김 원장에게는 웃돈까지 줬으나 다른 강사에게는 강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다른 강사들의 미지급 강의료 지급을 요구했다. 강사료는 지급되지 않았다. 김 원장은 동료와 함께 학원을 나왔다.
이후 몇 차례의 부침을 겪은 뒤 김 원장은 결국 자기 이름을 딴 학원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2003년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을 빌렸다. 3개월 동안 건물 전체를 학원으로 바꾼 뒤 강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또 날벼락이 떨어졌다. 개강한 지 한 달만에 건물주가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김 원장은 소송을 제기하고 3년 간 버텼다.
그러자 건장한 청년 수명이 학원 주변에 상주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청년 6명이 원장실로 들어와 김 원장을 구타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당시 낭심을 차여 움직이기도 힘들었지만 경찰에 신고한 뒤 강의를 재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6년 노량진 부근 대방동 건물로 학원을 옮겼다. 지금의 대방동 학원이 그곳이다. 김 원장은 원장실까지 가는 길을 미로처럼 만들었다. 봉변을 당한 뒤라 일반인이 원장실에 접근하기 어렵게 한 것이다.
“경찰 되고 싶은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이 꿈”
김 원장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고 싶어한다. 경찰이 꿈인 청소년을 모아 경찰 공무원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김 원장은 “하고 싶은 사람이 경찰이 돼야 한다. 공부 좀 한다고 경찰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 원장은 내년 경북 안동 소재 건동대학교 캠퍼스에 경찰, 소방, 9급 공무원 시험 대비 기숙학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작년 6월 건동대 학교법인 백암교육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건동대는 작년 자진폐교했다.
김 원장은 건동대 캠퍼스가 공무원 시험 대비용 기숙학원의 적소로 본다. 경찰·소방 공무원은 필기과목 외에 체력도 중요하다. 건동대 캠퍼스는 산에 둘러싸여 있어 수험생의 체력키우기에 적합하다. 안동 학원은 수강생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지방대생이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다니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상경한다”면서 “지방 거주자도 사명감과 의지만 있으면 경찰 공무원이 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