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까다로웠고 영어 평이했다

지난 15일 순경 제1차 필기시험이 치러졌던 경기도 안산 본오중학교. 다소 쌀쌀했던 아침 날씨가 풀리고 따뜻한 봄기운이 교정을 맴돌기 시작한 11시 30분경, 결전을 치른 수험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인파가 삼삼오오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수험생들의 치열한 싸움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교정에 적막함만이 흐르는 가운데 수험생의 가족들은 저마다 초조한 마음으로 시계를 보며 굳게 닫힌 출입문 앞을 서성거렸다.

“끝났다!” 시험시간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조용했던 운동장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시험장에서 물밀 듯이 빠져나오는 응시자들 사이에서 자녀를 찾은 한 수험생 부모는 “수고했다”며 수험생의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다.

선택과목 변경 첫 해를 맞은 응시자들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올해는 영어와 한국사가 공통과목으로 변경되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등과 같은 고교과목이 경찰학개론, 형법, 형사소송법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도입돼 기존 경찰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더욱 컸던 한 해였다. 여기에 단일차수 최다인원을 선발한 지난해 2차채용보다 선발인원은 30% 줄어든 반면, 역대 최다 출원인원이 몰린 현상도 수험생들의 긴장감을 부채질한 요소였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한 수험생은 “올해는 2013년 2차 순경시험에 비해 전체적으로 난도가 상승한 것 같다”라며 “지문도 전체적으로 길게 느껴져서 문제를 푸는데 10분 정도 더 걸렸다”라고 털어놓았다.

응시자들 사이에서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과목은 ‘한국사’였다. 지난해 2차 순경시험에 이어 2번째로 올해 순경 1차 시험에 도전한 수험생 박 모(25)씨는 “고조선에 대해 틀린 설명을 묻는 2번 문항의 1번 답안에 위만이 ‘오랑캐의 옷을 입었다’라고 돼있어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허를 찔렸다”라며 “한국사 난도가 상승한 만큼 앞으로 고득점을 노리려면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과목으로 통하는 영어는 올해 비교적 평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또 다른 수험생 김 모(27)씨는 “올해 영어 독해지문의 경우 비교적 짧았고 내용도 낯설지 않아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평했다.

숨가쁜 일전을 치른 수험생들에겐 이제 필기합격자 발표가 남았다. 필기시험 이후의 일정은 26일 필기합격자 발표, 4월 9~25일 신체검사, 5월 19~23일 서류전형, 5월 28일 서류합격자 발표, 6월 2~13일 면접시험, 6월 20일 최종합격자 발표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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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